올해 초 아산시(시장 박경귀) 신창면에서 작은 변화가 시작됐다. 한국어에 서툰 외국인 민원인들을 위해 러시아어 통역 직원을 채용한 것이다.
수요자인 외국인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지난 7월부터 신창면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한 외국인 230명을 대상으로 민원 처리 만족도와 건의 사항을 조사한 결과 98%에 해당하는 226명이 ‘만족’으로 응답했다.
신창면은 7월 말 기준 인구 2만7199명 중 29%에 해당하는 7998명이 외국인으로, 충남도 208개 읍면동 중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는 지역이다.
특히, 외국인 중 다수가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권 출신으로 영어 소통이 불가능해, 민원 처리 과정에서 의사소통의 어려움이 빈번히 발생했다.
이에 민원 처리를 원하는 외국인과의 적극적인 소통에 나선 신창면은 지난 3월, 순천향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압둘보싯(남, 26세, 한국 이름 ‘이민수’)을 러시아어 통역으로 채용했다.
처음에는 청사를 방문하는 외국인도 반신반의했으나, 지금은 소문이 퍼져 신창면이 아닌 지역에서도 도움을 요청하는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신창면에서 근무한 지 6개월이 되어가는 압둘보싯은 아산경찰서 외사계 등 공공기관 통역 경력이 있으며, 러시아어 통역 자격증과 한국어능력시험(TOPIK) 최고등급을 소지하고 있어 통역에 대한 민원인들의 신뢰가 두텁다.
주로 청사를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민원 서류 작성이 서툰 외국인들을 대신해 신고서를 작성해 주기도 한다.
또, 방문이 어려운 외국인들을 위해 직통전화(041-536-8519)로 민원 상담을 하고 있으며, 시청을 비롯한 중앙정부와 도청의 홍보 사항을 face book을 통해 러시아어로 알리고 질의에 실시간 회신하는 등 다양한 소통 창구를 통한 민원 상담에 나서고 있다.
신창면을 방문한 한 외국인은 “업무를 위해 관공서를 방문할 때면 드는 막연한 불안감이 해소된 것 같다”며 “업무 외적인 부분까지 세심하게 상담해주니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김인우 신창면장은 “신창면에 거주하는 외국인에게도 내국인과 같은 서비스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며 “이번 만족도 조사에서 건의된 사항 중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은 적극 검토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설문조사 결과 ‘신창면에서 처리할 수 없는 체류지 연장이나 외국인등록증 발급, 국제면허증 교환 등에 대해서도 서비스를 확대해 줬으면 한다’, ‘외국인이 집중 거주하는 신창면 읍내리와 행정복지센터까지의 거리가 있어 방문이 불편하다’, ‘신창면에서 자체 개설한 face book을 통해 시청이나 신창면의 정책만 별도로 볼 수 있도록 해달라’ 등의 건의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