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귀 아산시장이 최근 교육경비 일부 미집행 결정을 두고 나온 아산시의회 의원들의 5분 발언 내용에 대한 시의 입장을 밝혔다.
박경귀 시장은 13일 열린 3월 둘째 주 주간 간부회의에서 “발언의 취지는 이해가 가지만 몇 가지 오도된 내용이 있어 시민 여러분께 내용을 바로 알릴 필요가 있다”면서 지난 10일 임시회 본회의에서 나온 의원들의 5분 발언을 언급했다.
박 시장은 우선 김미성 의원의 ‘기금과 예산은 다르며, 기금을 추경에 반영하는 것은 조례에 위반되는 사항으로, 교육청 추경은 아산시장 권한 밖의 일’이라는 지적에 대해 “우리의 요구는 예산이든 기금이든, 충남교육청이 1조 원이 넘는 돈을 쌓아두고도 원칙적으로 교육청이 부담해야 할 재정부담까지 기초단체에 지우고 있었다는 것”이라면서 “이를 적절하게 배분해 투입해달라는 것은 시민을 위한 아산시의 당연한 요구이자, 책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아산시 학교 수가 다른 충남 지역에 비해 부족하고, 많은 고등학생이 원거리 통학을 감내해야 했던 이유는 도 교육청이 학교 공급 계획을 연차적으로 세우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도 교육청이 제대로 기금 운용 계획을 세우고, 학교 설립 예산을 편성해왔다면 아산의 교육환경이 이렇게 열악해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정된 교육 예산은 특정 학교, 특정 지역에 혜택이 편중되어 있어 조정한 것이고, 아산시는 오히려 추가 예산을 배정해 한 학교에만 집중되는 혜택 대신, 여러 학교에 고르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했다는 내용을 기자회견을 통해 이미 밝혔다”면서 “공정과 형평의 가치에 맞춘 조정이라는 점에 집중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홍성표 의원은 지난 2월 16일, 아산시민사회단체협의회 주최로 열린 ‘교육지원예산 삭감 철회 및 교육자유특구 추진 반대 기자회견’ 당시, 이를 촬영하던 아산시 소속 보좌관에게 ‘불법촬영하지 말라’며 항의하는 참가자들의 모습과 회견 후 성명서 전달을 위해 시장실을 방문한 회원단체 회원들을 대응하는 시민소통비서의 태도와 언행에 항의하는 이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홍 의원은 이를 “부적절한 행위, 적절치 못한 언행, 불성실한 직무 태도”로 규정하고, “시민과 소통하겠다는 태도인지 심히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일정 부분 지적에 공감한다. 시정에 대한 시민의 요구를 공손한 태도로 받아들여야 한다”면서도 “해당 기자회견은 공개된 장소에서 진행된 공개된 회견이었다. 자신의 주장을 공중과 언론에 알리기 위해 기자회견에 참가한 사람은 초상이 촬영되거나 공표되는 것을 묵시적으로 승낙한 것으로 보고, 언론인은 물론 일반인의 촬영도 초상권 침해가 아니라고 판단한 법원 판례도 있다. 기자회견 모습 촬영은 불법도, 부적절한 것도 아니다”라고 바로잡았다.
그러면서 “현 상황은 아산시 집행부와 의회가 풀어야 할 일인데, 시민단체가 가세해 시민 간 반목과 갈등으로 번진 것은 부끄럽고 안타까운 일”이라면서 “이 부분은 시의회가 자초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시민에게 갈등을 전가한 부분에 대해 의회도 자성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홍 의원이 “37만 아산시민을 대표하는 시의회가 심도 있게 심의해 내려보낸 예산서를 무시한 것은 독단”이라면서 단상에서 예산서를 찢어 던진 것에 대해 “의회가 통과시킨 예산이 반영되지 않은 것에 대한 항의 표현이라는 점에서 그 취지는 이해하지만, 신성한 의정 단상에서 다시는 벌어지지 말아야 할 행동”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또, 김미영 의원이 아트밸리 셔틀버스를 ‘5천만 원짜리 장난감’으로, 아트밸리 로고 홍보를 ‘아이들 스티커 놀이’로 표현한 발언에 대해 “정책적 조언은 충분히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지만, 시정을 조롱하고 희화화하는 표현으로 시정의 신뢰를 실추시키는 발언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면서 강력한 유감의 뜻을 전했다.
김 의원은 5분 발언에서 박 시장이 앞서 교육지원예산 집행을 중단하며 ‘시민 혈세를 효율적으로 써야 한다’는 대의를 강조한 발언을 언급하며 위와 같은 표현을 사용한 바 있다.
박 시장은 “지적한 내용도 사실과 다른 내용이 많다”면서 사실관계를 바로잡았다.
우선 ‘아트밸리 셔틀버스가 6개월 만에 폐지됐다’는 발언에 대해 “아트밸리 셔틀은 시범 운영됐던 것이고, 지금은 시범운영 과정에서 도출된 문제점을 바탕으로 정상 운영을 준비 중이다. ‘폐지’라는 표현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시범운영 동안 주중 수요가 적고, 셔틀만으로는 운영이 어렵다는 점이 확인됐다”면서 “또, 버스운송회사의 협조가 수반되어야 하는데, 민간 회사에 시가 운영을 강요하기 어려운 만큼, 이미 운영 중인 시티투어버스를 테마형과 순환형으로 바꿔 테마형은 아산시 전역 주요 관광지를 돌고, 아트밸리 셔틀 노선은 순환형 시티투어로 개선해 운영할 계획이다. 폐지나 중단이 전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트밸리 셔틀버스는 단순한 운송 수단이 아니라, 시민들께 ‘아트밸리 아산’이라는 우리의 새로운 도시 브랜드를 인식시키는 무형의 효과를 일으켰다. 단순히 투입된 예산, 버스 노선 운영 수익만 놓고 성공과 실패를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스티커 놀이’로 폄하한 아트밸리 아산 도시 브랜드 아이덴티티 홍보 역시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또, “문화공연은 없고 아트밸리 로고만 있다는 지적에도 동의할 수 없다”면서 “오페라 갈라콘서트, 신년음악회, 100인 100색 미술전 등 민선 8기 들어 그동안 아산시에서 접할 수 없었던 여러 문화예술행사를 진행했고, 시민들도 이를 기쁘게 향유했다. 늘어난 문화예술행사를 통해 시민들이 느낀 자긍심까지 부정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박경귀 시장은 “치열한 감시와 견제는 의회 본연의 역할인 만큼, 시정에 대한 따끔한 질책은 얼마든지 받아들여야 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면서도 “다만 일부 의원님들의 과격한 행동과 발언, 사실관계와 다른 정보가 시민들께 잘못된 메시지로 전달될까 우려된다. 그렇게 되면 결국 의회와 집행부 모두 상처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현 상황을 아산시 발전을 위한 긍정적 토론의 장으로 만들 수도 있다. 합리적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길 바란다. 아산시는 의회와 소통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