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예산에 세종의사당 설계비 147억 원이 반영됐지만 당분간 한 푼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를 위한 국회법 개정안이 국회 운영위원회 소위에서 무산됐기 때문이다.
결국 내년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예산으로 편성된 세종의사당 설계비 147억 원은 근거 법률이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단 한 푼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국회 세종의사당의 전체 부지는 총 61만 6000㎡의 규모로 현 여의도 국회 부지 면적(33만㎡)의 2배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1개 국회 상임위와 예결위, 국회사무처와 예산정책처, 입법조사처 등이 이전이 거론되는 초대형 국책사업이다.
이러한 초대형 국책사업의 예산을 확보하고도 법안이 통과될때까지 손가락만 빨고 있어야 한다니 한심하기 그지 없다.
예산만 덩그라니 반영해 놓고 근거 법안은 나몰라라 내팽개친 정치권의 책임이 크다.
특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책임이 가장 크다.
개정안을 던져만 놓고 공청회 운운하며 소극적 태도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국회 운영위는 지난 4일 소위를 열고 민주당 홍성국 의원이 발의한 ‘국회법 개정안’을 논의했다.
하지만, 내년 2월 말까지 공청회를 개최하고 재논의하기로 했다.
이러니 야당으로부터 진정성을 의심받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174석의 국회 의석을 보유하고 있고, 국회 운영위원회 소위도 과반수 이상이기 때문이다. 결국 민주당이 마음만 먹으면 어떤 법안이든 통과시킬 수 있는 상황이다.
다른 법안들은 야당의 반대에서 의석수로 밀어붙이면서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 법안은 처리 못한다는 것은 ‘의지박약’이라고 밖에 표현할 길이 없다.
더구나 작년과 달리 여야 합의로 세종의사당 설계 예산이 통과됐기에 어느 때보다 분위기는 좋은 상황이라는 점에서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할 수 있다.
이러니 국민의힘 세종시당이 “일각에서는 민주당의 ‘국회 완전 이전’ 주장이 선거용이라고 폄하한다”고 비난하는 것 아닐까?
야당이 찬성하면 자신들이 주도했다고 선전하고, 반대하면 야당에 책임을 전가하려는 프레임이라는 것이다.
특히, 세종의사당 설계 예산을 확보하자 살라미(쪼개기) 전술을 사용해, 국회법 개정은 시차를 두고 다음에 써먹으려고 일단 남겨둔 것이라는 주장도 전혀 허황된 주장으로 들리지 않는다.
민주당은 아직도 충청도를 ‘핫바지’로 생각하나? 더 이상 충청도에 대한 희망고문은 안된다.
